한국의 자생풍수 이론가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서울대 지리학과에 이어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1980년대 '자생풍수론'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풍수를 경원시하는 학계 분위기에 서울대 교수가 된 지 4년 만인 1991년 교수직을 그만뒀다. 이후 우리 실정에 맞는 풍수이론을 연구하면서 책을 내거나 강연 등을 통해 이를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
고인은 조상의 묘를 좋은 곳에다 모셔야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전통적 음택풍수(陰宅風水)를 비판하면서 좋은 자리, 나쁜 자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나와 맞는 자리, 맞지 않는 자리가 있으며, 명당 또한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 나가기 나름이라는 주장을 폈다. 노태우 정부 때 '청와대 흉지론'을, 노무현 정부 때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을 내놔 화제를 모았다. 이후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현대 사회에서의 풍수는 예전과 다르다며 '도시풍수' 개념을 내놓거나, 난개발에 맞서 '생태도시' 개념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자생 풍수' 등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증숙씨, 아들 준보, 딸 전경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VIP 1호실, 발인은 3일. 장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화장장인 서울시립승화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