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이성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노예처럼 부린 30대 여성이 징역 7년을 선고받자 "한마디 말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법 질서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 여성을 상대로 민사 소송도 진행하기로 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7년을, 그의 남편 B(4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A씨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7년 동안 동거한 피해자 C(34)씨를 폭행해 다치게 하거나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C씨와 친구로 지내다가 당시 남자친구였던 B씨와 함께 셋이 동거했다. A씨는 2013년 6월 C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뒤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해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A씨와 결혼한 B씨도 아내의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 부부는 C씨의 두 다리를 쇠사슬로 감아 자물쇠를 채웠고, 쇠사슬을 전자레인지 선반과 연결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감금했다. 또 C씨에게 바닥 청소기 돌리고 닦기, 옷장 정리하기, 정신 차리고 행동하기 등 11개 항목을 한 달 넘게 A4 용지에 매일 쓰게 했고, 실제로 집안일을 강요했다.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라이터를 불에 달궈 C씨의 가슴에 대거나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마시게 하고, 휴대전화로 얼굴을 내리쳐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또 C씨의 카드를 갈취해 약 9,000만 원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A씨 부부의 가혹행위는 2021년 C씨가 집을 가까스로 탈출해 형에게 피해사실을 고백하면서 밝혀졌다. 당시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으나, C씨의 형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건을 공론화해 A씨 부부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C씨의 형은 1심 선고 직후인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악마 부부에 의해 7년간 노예 생활한 친동생 사건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재판 후기를 공유했다.
그는 "가해자에게서 일말의 죄책감과 반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제가 그들의 돈을 뜯기 위해 모두 꾸민 일이고, 기자들이 찾아와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7년의 선고가 내려지고 '할 말이 있냐'는 판사님의 질문에 그 여자는 '한마디의 말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법의 질서냐'며 판사에게 따지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 끝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을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구형대로 꽉 채워 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C씨의 형은 가스라이팅 범죄에 대한 그릇된 시선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그는 "댓글의 99%는 피해자를 안타까워하고, 가해자들을 욕했지만 피해자도 즐겼을 거라며 욕하는 1%도 있었다"며 "경찰 조사 당시 담당 형사가 제 동생에게 '당신 변태냐. 왜 남자가 그걸 당하고만 있냐'면서 다그치던 모습이 생각나 괴로웠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가족은 A씨 부부에게 민사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C씨의 형은 "제 동생이 그들에게 빼앗긴 돈 최소 8,700만 원과 위자료까지 청구할 예정"이라며 "둘 다 구속돼 당장 (돈을) 받지 못해도 괜찮다. 끝까지 오랜시간 천천히 괴롭혀주려고 한다"고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