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데뷔 26년 차 가수는 어떻게 '예능 루키'가 됐나

입력
2024.02.06 13:25
유튜브 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으로 주목...예능계 러브콜 잇따라

최근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출신 브라이언의 기세가 뜨겁다. 2000년대 가요계를 휩쓸었던 듀오의 멤버에서 데뷔 25년 만에 "더러우면 싸가지 없는 것"을 외치며 예능 루키로 떠오른 브라이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의 2막은 어떻게 열렸을까.

브라이언의 재발견은 유튜브 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이하 '청소광')을 통해 출발했다. 지난해 10월 첫 공개된 '청소광'은 청소 용품에만 1억 원을 썼을 정도로 소문난 '청소광'인 브라이언이 청소가 시급한 연예인들의 집 등을 방문해 다양한 팁을 전수하는 예능이다.

청소 팁을 전수하는 예능이 어떻게 그의 예능 인생을 바꿀 정도의 인기를 모았나 싶을 수도 있겠다. 사실 '청소광'이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소위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브라이언 때문이었다.

남다른 위생 관념으로 청소에 진심을 드러내 온 브라이언은 청소 팁 전수를 위해 방문한 스타들의 집에서 거침없는 독설과 리액션을 쏟아낸다. "더러우면 싸가지 없는 거예요" "아이 헤이트 피플" "오 마이 갓 완전 스멜 쉿(SHIT)" "유 아 디스거스팅!" 등 미국 특유의 과장된 리액션에 더해진 그의 독설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청소광'의 인기는 조회수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해당 콘텐츠가 첫 선을 보인지 3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청소광' 콘텐츠의 상당수는 100만 뷰를 거뜬히 넘긴 상태다. 브라이언의 예능 2막을 열었던 '청소광' 1회는 벌써 400만 뷰를 훌쩍 넘어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청소광'은 브라이언의 독설로 다양한 유행어를 배출해내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청소광'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브라이언은 자연스럽게 예능계가 주목하는 루키로 발돋움했다. 그는 웹예능 '피식쇼' '아침 먹고 가', MBC '라디오스타'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얼굴을 비췄고 매 출연분은 브라이언의 인기에 힘입어 조회수, 화제성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제대로 '제2의 전성기'를 연 셈이다.

브라이언의 행보는 개인의 습관이나 매력을 예능 캐릭터로 접목시킨 좋은 예다. 사실 브라이언의 '청소광'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탄생한 '콘셉트'가 아니다. 무려 14년 전인 2010년에도 그는 한 예능에 출연해 "내가 너무 깔끔해 불만이 있다. 더러운 걸 잘 못 본다. 유리 테이블 같은 데 손자국을 보면 못 참는다"라는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다만, 지금과의 차이점은 당시 지나친 그의 위생관념은 '결벽증'이자 고쳐야 할 단점으로 다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고민'이었던 그의 깔끔한 성격은 이제 브라이언만의 웃음 포인트가 됐다. 오히려 인위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지 않고 진짜 그의 성격을 예능 캐릭터로 승화시켰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큰 재미 요소로 다가갔다.

앞으로도 한동안 '청소 아저씨' 브라이언의 인기는 계속 될 전망이다. 예능으로 일궈낸 그의 성공적인 2막이 또 다른 '예능계 새 얼굴'을 발굴해 내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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