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패스트트랙'에도 잠잠한 대구... "희망 고문"

입력
2024.01.30 14:30
10일 패스트트랙에도 매수 문의나 호가 변동 없어

'1·10 부동산 패스트트랙'이 발표된 지 3주가 지났는데도 미분양과 할인 분양이 넘치는 대구에서는 재건축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때늦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달 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하고 사업 기간도 최대 3년 단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30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번 부동산 대책의 대상이 되는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이미 실시한 남구 파크맨션,서구 광장타운 1차 등 1970~80년대 준공된 아파트 13곳과 준공 30년이 지난 서구 내당삼익맨션, 달서구 그린맨션 등 10곳 등 모두 2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발표 3주가 지나는 동안 이들 대구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매수 문의가 없는 것은 물론 기대심리에 따른 호가 변동도 없이 한산하다.

1979년 준공된 서구아파트는 두류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로 꼽히지만 매수 문의는 전혀 없다. 이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는 “수천만 원의 마이너스 프리미멈이 붙은 신축아파트도 넘쳐나는데 매수자들이 재건축에 관심을 둘 상황은 전혀 아니다”며 현실성 낮은 부동산 정책을 지적했다.

1981년 준공된 달서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지난 2021년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받았지만 최근 2년 이내 거래가 거의 없다. 이 아파트 부근 공인중개사는 “이 아파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2㎡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정점 대비 50%가 빠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투자 목적의 매수 문의조차 끊긴 상태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1·10 부동산정책은 안전진단없이 재건축이 가능하고 사업 기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지만 대구는 미분양 신축 아파트가 먼저 소진돼야 할 것으로 보이고 입지가 애매하거나 기존 용적률이 높은 단지는 ‘희망고문’일 뿐”며 회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정인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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