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퇴사는 배부른 고민...'일잘러' 돼서 버티는 노하우 알려주는 책이 요즘 대세

입력
2024.01.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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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고용 불안에 "조기 퇴직은 옛말" 
'직장생활' 요령...책으로 배우는 직장인들
서점가 "노하우도 세분화...비법 실용서 인기"

새해 서점가에 '리텐션(retention, 유지·잔류)'이 화두다. 경기침체에 취업 불안이 일상화하면서 재직 중인 회사에 오래 다니며 버티는 게 지향점이 되면서다. '파이어족(조기 퇴직자) 꿈꾸기'로 대표되던 퇴직·이직 바람은 서점가에선 한풀 꺾였다. 이에 따라 사회생활 잘하는 법,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가 되는 법'을 일러 주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불황의 시대...'버티기' 모드로 전환

온라인 서점가에 따르면 1, 2년 전까진 퇴사와 이직 관련 책이 큰 인기였다. 다양한 재취업 성공사례를 담은 '내일, 퇴사합니다'(2020년)나 대기업 퇴사 후 암호자산 시장에 뛰어든 유튜버의 투자 비법을 소개한 '서른살, 비트코인으로 퇴사합니다'(2021년) 등이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평범한 직장인 부부가 퇴사 후 세계여행을 한 기록인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2021년)나 퇴사를 망설이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퇴사는 여행'(2019년)도 퇴사를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제시해 인기를 끌었다. 직장생활과 퇴사 사이에서 고민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읽혔다.

최근 고용 시장 경직이라는 흐름이 확실해지면서 다니는 회사에서 답을 구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연초 구체적인 업무 비결을 담은 자기계발서가 줄을 잇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 박정수씨의 사업 노하우와 일에 대한 태도를 담은 '좋은 기분'은 이달 출간돼 교보문고 자기계발서 분야 25위에 올랐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대화 습관을 소개한 '대화의 정석'도 27위를 기록했다. 15년 차 아나운서 정흥수씨가 기업 임원들에게 말하기 코칭을 한 경험 등을 정리했다. 직장 선배의 조직 생활 노하우를 담은 '베테랑 직장인의 충고'도 이달 출간을 앞두고 있다. 회사 풍경을 정글에 비유하며, 정글의 못된 상사, 동료, 관리자들의 먹이가 되지 않으려면 생존법을 익혀야 한다고 설파하는 책에는 '세이노의 강력 추천'이라는 홍보 문구가 붙었다.


구체적 업무 노하우 담은 실용서도 인기

업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실무 관련 정보를 담은 실용서도 속속 등장하며 직장인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출간된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이나 이달 나온 '실무에 바로 쓰는 협업 도구 컨설팅'은 사회초년생들의 업무 가이드를 자처한다. 교보문고는 아예 '직장생활 만렙(최고레벨)'이 되는 노하우를 전하는 기획전을 선보이며 프로 일잘러를 선망하는 독자 공략에 나섰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이직이나 퇴사 관련 책에 대한 관심이 잦아드는 분위기"라며 "최근엔 직장생활 노하우를 담은 대중서가 다수 출간되고, 분야도 세분화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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