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K명상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국민 여러분이 단 5분, 10분이라도 불교 최고의 마음의 경지, 마음의 평화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올 한 해 가장 큰 사업으로 '선(禪)명상의 대중화'를 내걸었다. 복잡한 현대사회로 인해 정신 건강에 문제가 많다는 진단, 점차 '탈종교' 쪽으로 옮겨가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오래전부터 서구권에서 유행했던 명상 열풍 같은 것을 감안했을 때 불교가 국민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 '명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선 4월엔 '시범 템플스테이' 사업을 시작한다. 종단 차원의 공식 선명상 프로그램을 기초호흡에서 심화 과정까지, 또 우울증 대처나 수험생을 위한 명상법 등 단계별, 종류별로 시연해 보인다. 진우 스님은 "스님들이야 간화선 수행을 위해 선방에서 하루 8시간, 심지어는 24시간 용맹정진한다지만 일반인에게 다소 어렵고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면서 "짧더라도 명상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마음의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교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접근으로 선명상의 현대화와 보급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전국 20여 곳 사찰을 '선명상 특화 템플스테이'로 지정해 이를 확대하고 9월 말쯤에는 '2024 대한민국 불교도 결집대회'와 '국제 선명상 대회'를 동시에 연다. 불교도 결집대회는 서울 광화문에서 10만 명 정도 참가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진우 스님은 "그간 불교계 행사는 부처님오신날 위주였는데 그걸 피해 가을로 잡았다"며 "올해를 명상 보급의 원년으로 정한 만큼 우리 불교의 진면목을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잘 준비해서 대축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선명상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지도법사를 양성하고 '선명상 중앙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작업도 진행키로 했다.
이어 30년 만에 조직개편 작업도 마무리 짓는다. 조계종은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3원 체제를 유지해 왔는데 이에 대한 통합안을 3월까지 제출할 계획이다. 진우 스님은 "미래 불교를 위해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관련 사업의 좀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위해 통합하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공감대도 있는 만큼 좀 더 쉽게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자승 전 총무원장의 명복을 비는 49재가 마무리된 데 따라, 조계종은 자승 전 총무원장의 재산에 대한 종단 출연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조계종단 내부의 승려법에 따르면 승려는 공익 이외 목적의 사적 재산을 취득할 수 없고, 사적 재산은 사후 종단에 출연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의무적으로 제출한다. 유언장에 대한 법원의 검증을 거쳐 처리 방향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