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정확한 추궁

입력
2024.01.17 04:30
24면
흑 변상일 9단 백 신진서 9단
결승 3번기 제2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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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첫 랭킹에서 신진서 9단이 1위를 차지했다. 49개월 연속이자 개인 통산 57번째 1위다. 지난해 신진서 9단은 127국을 소화해 112승 15패, 88.19%의 승률을 기록하며 다승, 승률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용띠’ 신진서 9단은 2024년 청룡의 해에도 변함없이 1위 독주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변상일 9단은 1년 만에 박정환 9단을 제치고 랭킹 2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똑같이 80승을 거둔 두 기사였지만, 영양가는 전혀 달랐다. 변상일 9단은 춘란배와 GS칼텍스배 우승을 차지한 반면, 박정환 9단은 15년 만에 무관을 기록하며 속 쓰린 한 해를 보냈다. 신진서 9단의 독주를 변상일 9단과 박정환 9단이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편 상위권 기사 중 랭킹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기사는 김정현 9단. 불과 일 년 전 43위였던 랭킹을 13위까지 끌어올렸다.

백의 우하귀 대량 실점으로 형세가 어느 정도 기운 장면, 변상일 9단은 변화의 여지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는 중이다. 백1, 5 역시 마찬가지 의미의 수순.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최선은 9도 백1, 5의 진행이지만 이 정도로는 추격이 불가능하다. 흑10까지 백이 따라잡았으나 흑이 7집 이상 유리한 형세. 반면 신진서 9단은 실전 흑10으로 백의 약점을 정확히 추궁하며 일말의 추격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모양새. 흑12로 흑이 중앙을 선점하자 백의 희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백21 역시 변상일 9단의 버팀 수. 10도 백1, 3 방면으로 활용하는 것이 집으론 이득이나 실전진행이 변화의 여지가 더 많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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