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만 원권의 발행 대비 환수 비율(환수율)이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화폐 수명 도래로 환수율은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중 5만 원권 환수율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만 원권 환수율은 67.1%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67.4% 이후 가장 높다. 5만 원권 발행액(21조1,000억 원)은 코로나19 확산기(2020, 2021년) 대비 크게 줄지 않았지만, 환수액이 4조, 6조 원 수준에서 14조1,000억 원으로 큰 폭 증가한 결과다.
한은은 환수율 증가 배경으로 ①'대면 상거래 회복에 따른 화폐유통 확대'를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음식숙박업, 운수업, 여가서비스업 등 전통적으로 현금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화폐유통이 정상화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현금수송회사(CIT) 두 곳의 상거래기업 화폐관리업무 실적이 2021년 2조7,000억 원에서 2022년 5조2,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뛴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더불어 ②5만 원권을 예비용 및 가치저장 목적으로 개인 보유하려는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돈을 은행 예금 등을 통해 불리는 쪽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실제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2020, 2021년 평균 연 1.18%에서 2022, 2023년 평균 연 3.45%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고액권도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환수율이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장기적으로 5만 원권 환수율은 손상권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만 원권은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14년 7개월간 유통돼, 15년 내외의 화폐 수명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환수율은 시중금리 향방에 영향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