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백범 김구 선생을 '폭탄 던지던 분'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 당 윤주경 의원이 조부인 윤봉길 의사 일화를 들어 일침을 가했다.
윤 의사의 손녀인 윤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사가 폭탄 투척 후 일본 예심관에게 한 답변을 인용하며 박 비대위원을 비판했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김구 선생의 지시를 받아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본 천장절 및 전승 기념식에 폭탄을 던졌다.
윤 의원은 "1932년 5월 4일 일제강점기 상해파견군 군법회의에서 예심관은 폭탄 던진 분에게 '이번에 피고인이 행한 것과 같은 일을 해도 독립운동으로선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윤 의원은 조부의 답변을 인용해 "폭탄 던진 분은 '물론 상급 군인 한, 두 명을 죽여서 쉽게 독립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폭탄 투척은 직접적인 효과는 없지만 조선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아가 세계 사람들에게 조선의 존재를 명료하게 알리기 위함이었다. 지금 이대로는 세계인이 조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조선이라는 관념을 세계인의 머리에 새겨두는 것도 독립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박 비대위원의 김구 선생 폄하 발언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끝으로 박 비대위원을 향해 "폭탄 던진 분이 국제 정세를 몰라서 폭탄을 던졌을까요?"라고 되물으며 글을 맺었다.
박 비대위원은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재한 '광주청년의 좌파 탈출기 #3'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막장 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이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닌가? 그래도 이승만이 싫다면 대안이 누가 있나?"라고 썼다. 이어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돼 있는 것은 들어봤느냐"라고 했다. 현재 관련 게시물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 비대위원은 전날 뉴시스에 "김구 선생을 비하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저평가돼 있다(는 취지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기 때문에, 반도 한 귀퉁이라도 지켜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김구 선생의 행적을 봤을 때 이런 국제 정세를 알고 활동한 게 맞느냐"라며 "물론 독립운동은 정말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