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하마' 오명 듣던 용인 경전철, 개통 11년 만에 누적 승객 1억 돌파

입력
2024.01.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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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첫해 하루 평균 8747명 이용
수요 늘면서 지난해 하루 3만명

경기 용인시는 용인경전철이 개통 11년 만에 누적 승객 1억 명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2013년 4월 26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용인경전철(18.143㎞·15개 정거장)은 개통 당시 하루 평균 승객이 8,747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했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용인시가 한 해 쏟아붓는 예산도 1,000억 원이 넘어 ‘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 시행 등으로 수요가 늘면서 2015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2만3,369명에 달했다. 각종 택지개발로 인구가 증가하며 2018년엔 3만 명을 돌파했고,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2만 명대로 감소했다가 2022년 다시 3만 명대를 회복했다. 지난해엔 개통 이후 최대 규모인 3만4,703명이 경전철을 탔다.

용인경전철의 연간 운임 수입도 개통 첫해 25억8,494만 원, 이듬해 50억5,548만 원, 2019년 91억3,375만 원, 지난해 96억3871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시가 운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크게 줄었다. 시는 지난해 사업 운영비로 367억 원을 지원했는데 2013년 1,1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조만간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거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용객이 늘어난 요인으론 △편리해진 수도권 전철 분당선, 광역버스 환승 △기흥역세권, 역북지구, 고림지구 등 역 주변 대규모 주택단지 입주 △지역 내 32개 버스 노선이 경전철 역사를 경유하도록 한 노선체계 개선 등이 꼽힌다. 이상일 시장은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시민 원성을 샀던 용인경전철이 안정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동‧남사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개발에 대비해 도시철도와 광역 철도망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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