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 뒤 부산대병원에서 119응급의료헬기로 서울대병원에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의사단체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와 같은 당 정청래·천준호 의원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그를 수행한 의원들이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헬기 이송을 요청했고, 이로 인해 두 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고발의 요지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의학적 이유가 전혀 없었고, 아시아 최대 규모 권역 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은 당시 수술이 가능했음에도 이 대표는 수많은 구급대원과 헬기를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 흉기 습격을 당해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 뒤 당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부산대병원이 이 대표 가족이 이송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서울대병원은 수술 뒤 "난도가 높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반면, 소청과의사회는 '특권 의식' '수술 새치기'라며 이 대표의 책임을 묻고 있는 형국이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 헬기 이송의 문제로 △소방청의 '119응급의료헬기 구급활동 지침' 이송 기준에 해당하지 않고 △헬기를 이용하는 동안 부산에서 사실상 119응급의료헬기 공백이 이어졌고 △1,000만 원으로 추정되는 국가 예산이 낭비됐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또한 "국회의원 보좌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서울 빅5 병원을 상대로 한 의원 본인, 가족, 지인의 진료 패스트트랙, 수술 새치기"라며 "몇십 년 지속된 정말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고발에 앞서 부산·서울·광주·경남 지역 의사회는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특혜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응급의료 체계를 훼손했다는 게 공통된 비판 지점이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영 논리로 특혜 시비를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그지 없고 사람 목숨도 정쟁거리가 되는 시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