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최모(38)씨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 경기 파주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4억5,000만 원에 샀다. 자금의 80% 가까이를 대출로 마련했다. 최씨는 "서울 아파트는 너무 비싸 파주의 입주 6년 차로 눈을 돌렸다"며 "연초 조정을 받은 거라 생각하고 샀는데 최근 더 떨어지는 추세라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지난해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를 찍었다. 정부가 한시로 내놓은 저리 대출이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비중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는 30대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나온 2019년 이후 30대 매입 비중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전국 기준 부동의 1위였던 40대(25.9%)를 연간 기준 처음으로 앞질렀다.
현재 30대 주택 수요자는 '에코세대'로 불린다. 1차 베이비붐(1955∼63년) 세대의 자녀 세대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 확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저리의 정책대출 수요가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초 집값이 다소 조정을 받은 데다 정부가 저리 대출까지 풀자 30대가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27.2%), 대구(28.5%), 인천(26.9%), 세종(31.9%) 등에서는 지난해 30대의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40대 비중을 넘어섰다. 서울은 2019년 조사 이래부터 30대의 매입 비중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는 30대와 함께 경제력이 있는 50대의 매입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50대 매입 비중은 21.5%로 2019년 조사 이래 최대였다. 이에 비해 2021년과 2022년에 6%가 넘었던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은 지난해 4.5%로 눈에 띄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