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가에 날아든 '푸른 공작새', 주인을 찾습니다

입력
2024.01.05 11:40
4일 은평구 주택 옥상서 수컷 공작 
인근 동물 시설 없어… 반려동물 추정
2015년 이후 공작 11마리 구조돼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 4일 푸른 공작이 등장했다. 공작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발견 직후 포획해 현재 동물구조협회에서 보호 중이다.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은평구 갈현동의 5층짜리 주택 옥상에서 화려한 깃털을 지닌 공작이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포획한 공작은 은평구청에 인계된 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옮겨졌다.

발견 당시 공작은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옥상 내 텃밭을 거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작을 처음 발견한 주민 김길남(62)씨는 연합뉴스에 "아침 식사 후 옥상에 올라갔다가 공작을 발견했다"며 "봄에는 텃밭에 까치나 참새가 날아들지만 30년 살면서 이렇게 크고 특이한 새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푸른 용의 해라는 갑진년 새해에 푸른 공작이 날아오니 우리 주민과 은평구에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공작은 대체로 서식지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멀리 날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을 비춰볼 때 이번에 발견된 공작은 인근에서 개인이 키운 반려동물로 추정되고 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주변에 동물원이나 동물을 키울 만한 시설은 없다"며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누가 키웠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는 공작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이날 중 구조 동물 공고를 낼 예정이다. 열흘 동안 공고를 내 주인을 찾고,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엔 입양도 가능하다.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지만, 그간 공작 입양률은 100%였다.

협회 관계자는 "2015년 홈페이지에 구조 동물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후 공작이 총 11마리 들어왔다"며 "주인이 나타난 적은 없지만, 11마리 전부 입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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