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위원들, '기준금리 고점' 공감… "올해 인하 적절"

입력
2024.01.04 07:47
지난달 FOMC 의사록 공개... 통화 정책 논의
"경제 불확실성 탓 추가 긴축 가능성" 신중함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지난해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이라는 견해를 공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추가 금리 인상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도 견지했다.

3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미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달 FOMC 의사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회의에서 향후 통화정책 전망을 논의하며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위원들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각자의 견해를 담아 제출한 전망을 토대로 할 때 거의 모든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의사록은 "참석 위원들은 자신들의 이러한 전망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과 연관돼 있다면서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해 추가 긴축 카드를 여전히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강조한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3일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긴축 정책의 수준을 언제 되돌리는 게 적절하겠느냐는 질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정책 전환(피벗)을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가 급락하고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증시에서 랠리가 이어졌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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