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박해일·김윤석이 연기한 이순신, 무엇이 다를까

입력
2024.01.11 15:34
최민식·박해일·김윤석이 연기한 이순신
김한민 감독 "배우 바뀌어도 괜찮겠다고 판단"

'노량: 죽음의 바다'를 통해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이순신은 같은 듯 다르다. 배우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은 각자의 색깔대로 이순신을 그려내며 그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줬다.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화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 용장(勇將)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 이 영화에서는 최민식이 이순신으로 변신했다.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병사들을 지휘하는 이순신이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안겼다.

'한산: 용의 출현' 속 이순신은 지장(智將)이다. 작품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담았다. 박해일이 이순신을 연기했다. 박해일은 이순신의 선비 같은 모습을 그려내고자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략가 같은 모습과 동시에 패기를 표현하며 대중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노량: 죽음의 바다'의 이순신은 현장(賢將)이다. 영화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렸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 작품 속 이순신은 용장과 지장의 면모를 모두 갖고 있어야 했다. 김윤석은 이순신의 용맹함과 지혜로움을 모두 표현해냈다. 이순신은 죽음을 마주하고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전쟁을 올바르게 끝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신의 리더십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은 3부작 프로젝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이순신은 모두 뛰어난 리더라는 점에서 동일했으나 각각 다른 배우가 연기한 만큼 조금씩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김한민 감독은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물처럼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순신 장군을 담았다. '명량'은 격정적인 느낌의 이순신 장군을 그렸다. 그래서 캐스팅도 달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기에 배우가 바뀌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마블 영화처럼 허구의 어떤 인물이었다면 배우가 바뀌는 게 이상했을 거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세 작품의 이순신은 모두 관객들을 감동시키는데 성공했다. '명량'은 1761만 관객을, '한산: 용의 출현'은 726만 관객을 동원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 역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개봉 18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한민 감독은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의 활약과 관련해 만족감을 내비치는 중이다. 그는 KBS '사사건건'에 출연했을 당시 "세 배우분들이 대단히 잘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세 명의 배우들은 각각 이순신 장군의 다른 면모를 보여줬고 대중의 감동은 커졌다.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관객들의 가슴속에 잘 만든 명작으로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있을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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