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가를 뒤흔들었던 ‘반(反)유대주의 논란’ 탓에 거취 압박을 받아 왔던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잇따르는 논문 표절 의혹으로 결국 자진 사임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게이 총장은 이날 자신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학교에 보낸 서한에서 ”구성원들과 상의한 결과, 제가 사임하는 것이 하버드에 최선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총장에 취임한 게이 총장은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636년 하버드대 창립 이래 최단 재임 기간이다.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인 그는 학교 역사상 첫 번째 흑인 지도자이자, 두 번째 여성 지도자였다.
다만 최근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돼 학교 안팎에서 비판에 시달렸다. 하버드대는 게이 총장의 과거 논문에서 몇 가지 부적절한 인용 사례를 발견했지만, 문제가 된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추가 표절 의혹이 불거졌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교육위 차원에서도 조사가 예고되는 등 논란은 이어졌다.
게이 총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불어닥친 반유대주의 논란 후폭풍으로 사임한 두 번째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으로도 기록되게 됐다. 지난달 5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그는 ‘반유대 발언만으로 학생을 징계할 수 있는가’라는 공화당 의원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같은 논란에 휩싸인 리즈 매길 전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사퇴한 반면, 게이 총장은 사과문을 표명한 뒤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논문 표절 의혹이 증폭된 이후로는 교내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