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고용률 격차 줄었지만 아직 갈 길 먼 남녀 고용평등

입력
2023.12.27 14:40
여가부·고용부 '여성경제활동백서' 첫 발간
지난해 여성 시간당 임금 남성의 70% 수준
여성 소규모 사업장 집중, 비정규직 격차 커져

지난 10년간 남녀 고용률 격차가 줄었지만 여성의 취업은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고 임금은 남성의 70%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여성이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여성경제활동백서'를 27일 공동 발간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여성경제활동법'에 따라 여성 경제활동 현황 및 정부 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첫 번째 백서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는 1,216만1,000명, 여성 고용률(만 15세 이상 여성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52.9%였다. 2021년보다 취업자는 43만6,000명, 고용률은 1.7%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1,038만7,000명이었던 여성 취업자는 10년 새 177만4,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48.6%에서 4.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남성 고용률은 71.1%에서 71.5%로 0.4%포인트 증가해 남녀 고용률 격차는 22.5%포인트에서 18.6%포인트로 축소됐다.

다만 출산·육아 부담 편중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에도 35~39세 여성 고용률은 같은 연령대 남성에 비해 30.7%포인트(여성 60.5%, 남성 91.2%)나 낮았다. 그나마 2012년(37.3%포인트)보다는 격차가 줄어 경력 단절로 인해 나타나는 여성 고용률 'M커브'가 조금 무뎌졌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가 가장 많았던 산업군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8.3%)이고, 도매 및 소매업(12.7%)과 숙박 및 음식점업(11%)이 뒤를 따랐다. 모두 소규모 기업이 많은 산업군이다. 이렇다 보니 여성 취업자 가운데 430만8,000명(35.4%)은 1~4인 사업장, 227만4,000명(18.7%)은 10~29인 사업장에 취업했고,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 취업한 인원은 102만2,000명(8.4%)에 불과했다.

전체 여성 취업자의 지난해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8,113원으로 남성(2만5,886원)의 70% 수준으로, 2012년(64.8%)보다 격차가 줄었다.

하지만 같은 여성 근로자라도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 편차가 컸다. 정규직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320만3,000원으로 비정규직(144만5,000원)보다 2.2배 높았다. 시간당 임금도 정규직 여성이 1만9,594원으로 비정규직(1만4,588원)에 비해 1.3배 많았다.

이런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해 지난해 정규직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05만4,000원, 시간당 임금은 7,315원 불어났지만, 비정규직 여성은 월평균 34만9,000원, 시간당 5,617원 상승에 그쳤다.

김창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