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이준석 전 대표가 주장한 세대포위론 등 세대 담론과 관련해 “갈라치기”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를 적극 포용하기보다는 일단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이준석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건 맞지만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를 나이 기준으로 갈라치기하는 건 누군가에겐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2030세대와 노년층이 합심하면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는 취지의 세대 포위론을 강조했는데 이를 혹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한 위원장은 10대에 바둑으로 세계를 제패한 이창호 9단이나, 중년의 나이에 세계 챔피언에 자리에 오른 권투선수 조지 포먼, 60대에 명작 ‘사이코’를 연출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사례를 거론하며 “열정과 동료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와 만남 가능성에 대해 한 위원장은 “어제 말한 답변에 답이 다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앞으로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은 진영과 상관 없이 만나겠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어떤 특정한 분들을 전제로 해서 만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거리를 뒀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잔류 조건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철회나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면담 등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수용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한 위원장은 “누구 하나하나의 얘기에 대해서 답변할 상황이 아니다”라고만 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로 하겠다”며 “정치인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 모습을 보이려면 그런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원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자기 스스로 땀 흘려서 돈 벌어 일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 가진 분들을 모실 것”이라고 했다.
전날 위원장직 수락 연설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 위원장은 ‘당내에서 불출마 움직임이 확산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출마 하셔야 할 분들은 오히려 출마를 해야 한다”며 “불출마 자체가 미덕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자신의 불출마는 외부 수혈 인사로서 헌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검찰당'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적으로 모시느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가 과거 시민운동가 시절 검사 사칭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