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외교 복원·새만금 잼버리 파행…[한국일보 선정 국내 10대 뉴스]

입력
2023.12.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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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셔틀외교 복원··· 올해만 7번 정상회담

수출규제 등으로 등 돌렸던 한국과 일본이 마침내 관계 정상화를 이뤘다.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배상문제 해법으로 '제3자 변제' 등을 내놓은 게 결정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도쿄를 방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가 전면 재개됐고, 멈췄던 각종 협의체도 속속 복원됐다. 무엇보다 양국 정상은 올해만 7번을 만났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은 6번이 전부였다.


부실준비로 파행 운영된 새만금 세계 잼버리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8월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파행 운영됐다. 153개국 청소년 4만여 명이 참가한 국제대회였지만 부실 준비로 온열 질환자 무더기 발생, 화장실·샤워실 등 야영장 내 열악한 시설, 태풍으로 인한 조기 퇴영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잼버리 실패를 만회할 요량으로 민관 자원을 총동원해 폐영식 당일 진행한 'K팝 콘서트'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총력전 벌였던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가 불발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재계, 부산시가 '원팀'으로 유치전에 나섰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앞에서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11월 28일(현지시간)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리야드는 119표, 부산은 29표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참패였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 전부 저의 부족”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수면 위로 드러난 미등록 영아 유아 살해


6월 21일 경기 수원시 아파트 냉장고에서 출생신고도 안 된 영아 시체 2구가 발견됐다. 범인은 친모인 30대 여성. 세상에 태어났지만, 서류상 존재하지 않은 영아 실태가 폭로되자 정부는 급히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2015년 이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 되지 않은 아동은 2,267명, 이 중 256명은 이미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국회는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보호출산제와 출생신고제를 도입,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서이초 교사 사건과 교권 강화

7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년 차 신참 교사였던 고인이 생전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공분한 교사들은 교권 침해 방지책을 요구하며 연가 투쟁, 토요 집회 등 전례 없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국회는 이에 호응해 9월 '교권보호 4법'을 통과시켰고, 교육부도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9월), 교사 학폭 조사업무 면제안 발표(12월) 등 대책을 내놨다.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 오송 지하차도 참사

7월 충북 청주에서 폭우로 임시 제방이 무너지며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는 3년 전 3명이 사망한 부산 초량지하차도 사고와 판박이였다. 제때 차량통제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당국의 책임이 컸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도로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불법 철거하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쌓아 올린 혐의에 대해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날개 없는 수출 추락, 31년 만의 대중무역 적자


수출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올해 대(對)중국 무역수지도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1~11월·145억 달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 133억 달러 적자)보다 심각하다. 반도체 수출이 계속 뒷걸음질 친 탓이다. 대중 무역도 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11월까지 누적 180억 달러의 적자가 쌓였다. 수교 첫 해(1992년) 10억 달러 적자를 낸 후 줄곧 흑자 행진을 해온 대중 무역 판도가 바뀐 만큼 교역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파멸의 덫' 전세사기, 정부 인정 피해자만 1만명

지난해부터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자, 전세사기특별법이 만들어져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가 정한 요건을 충족해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로 특별법 시행 7개월 만에 피해자로 인정받은 이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피해 가구의 평균 전세보증금이 1억2,000만 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해도 1조3,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영장 기각


9월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마저 저버리며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구명'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무너진 하늘에 솟아날 구멍이 생겼다. 같은 달 27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이 전 대표에게는 당내 '친명체제'를 굳힐 수 있었던 전화위복의 기회였다.


프로야구 LG,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프로야구 LG가 29년 만에 우승 한을 풀었다.

정규리그 1위 LG는 한국시리즈에서 2위 KT를 4승 1패로 꺾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은 3번째 정상 등극이다. 29년을 기다린 우승인 만큼 이야깃거리도 풍성했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20여 년 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위해 남겼던 전설의 롤렉스 시계와 우승 축하주로 준비해둔 아와모리 소주가 봉인 해제돼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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