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부터 4일까지 부산에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2라운드가 펼쳐졌다. 이번 라운드에서 한국 팀의 성적은 좋지 못했는데, 하마터면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이 전무후무한 8연승을 거두며 한국 팀과 일본 팀을 궁지로 몰아넣었기 때문. 셰얼하오 9단은 한국의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을 차례로 물리치며 농심배 최고 연승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만약 주장인 신진서 9단이 2라운드 최종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에 한국 팀이 갈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이었다. 4명의 중국 선수와 1명의 일본 선수가 남은 시점에서 신진서 9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마지막 3라운드는 내년 2월 열린다. 신진서 9단이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흑2는 기분 좋은 선수 교환. 흑4를 선수로 활용해 우변 흑 대마의 삶을 확정 지었다. 다시 선수를 잡은 신진서 9단은 흑6으로 하변을 빠르게 지워나간다. 이때 다시 한번 박정환 9단의 완착이 등장한다. 백11은 9도 백1에 먼저 다가설 자리. 흑2에 지킬 때 백3에 두는 것이 더 나았다. 백7까지 미세한 계가 바둑. 실전 흑12가 놓이자 생각보다 흑돌 석 점의 공격이 여의치 않다. 박정환 9단 역시 백13, 15의 최소한의 수순만 결정지은 채 다른 곳으로 손을 돌린다. 결국 흑26에 돌이 놓이자 하변은 백보다 흑이 더 두터운 공간으로 바뀌었다. 흑28, 30 역시 이런 점을 노린 날카로운 수. 10도 백1, 3으로 반발하는 것은 흑4의 붙임 맥 활용이 안성맞춤. 흑6까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정두호 프로 4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