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박소담, 응원 속 맞이한 제2막

입력
2023.12.24 09:50
2021년 투병 소식 전한 박소담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죽음 연기

배우 박소담은 한동안 대중을 만나지 못했다. 갑상선 유두암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느라 활동을 이어갈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병을 이겨내고 한층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박소담은 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박소담의 투병 소식은 지난 2021년 전해졌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공식입장을 통해 "박소담이 정기 건강검진 과정에서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수술을 마친 상태다"라고 알렸다. 많은 이들의 걱정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박소담은 지난해 1월 개봉한 영화 '특송'의 홍보 일정에도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박소담은 자신의 병에 대해 알기 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지난 1월 개봉한 '유령' 관련 인터뷰에서 "매일 현장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 내 몸이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듯한데 정신적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선배, 감독님들께 죄송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힌 바 있다. 목소리 신경을 잃고 후시 녹음을 제대로 하지 못할 뻔했다고도 했다. 갑상선 유두암이 인간 박소담에게도, 배우 박소담에게도 큰 위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박소담은 결국 회복했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이전의 아쉬움을 달래듯 '유령'의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스크린 속 그의 모습 또한 대중의 기대에 답했다. 박소담은 유령을 찾으려는 덫에 걸려 호텔로 끌려온 유리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는데 화려한 액션 연기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조현아의 목요일 밤'에 출연해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소담아 요즘 편해 보여. 좋아 보여'다. 나 진짜 괜찮다.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고,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도 정신 상태도 좋아졌다"고 말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이어 박소담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로 대중을 만나게 됐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가 죽음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박소담이 맡은 역할은 죽음이다. 제작발표회를 찾은 박소담은 '이재, 곧 죽습니다'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됐다고 알렸다. 또한 과거 마취에서 깨어나며 '나 앞으로 정말 하루하루 더 잘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박소담의 깊은 고민은 '이재, 곧 죽습니다'에 고스란히 묻어나게 됐다. 죽음의 무게에 대해 말하는 작품 속 박소담의 섬세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짙은 눈화장, 무게감 있는 분위기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첫 공개 이후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내년 1월 공개될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소담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건강을 되찾으며 인생 제2막을 맞이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 그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줄 모습들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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