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 장관 후보자, LH 퇴임 후 LH 연구용역 수주

입력
2023.12.15 18:30
박 후보자가 설립한 회사
경쟁사보다 고가 입찰했지만
기술평가서 높은 점수 받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서 물러난 후 설립한 부동산 컨설팅 회사가 LH 연구용역을 수주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 후보자 측은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수주한 만큼 ‘전관 특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15일 LH 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9월 해외건설협회·피앤티글로벌 컨소시엄과 총액 2억7,800만 원에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건설협회가 대표 업체를 맡았고 피앤티글로벌은 공동 이행자로 참여했다.

피앤티글로벌은 박 후보자가 2019년 4월 LH 사장 임기를 마치고 2020년 2월 공동 설립한 해외 부동산개발컨설팅업체다. 박 후보자는 최근까지 이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했고 주식 3만7,000주(1억8,500만 원)를 보유하고 있다.

경쟁입찰에는 모두 2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종합 평점에서 해외건설협회는 98.0506점을, 경쟁사는 95점을 받았다. 가격 점수는 19.0506점으로 경쟁사(20점)에 뒤졌지만 기술평가에서 79점을 받아 경쟁사(75점)를 따돌렸다.

박 후보자 측은 "LH 외부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용역 심사를 진행했다"며 "후보자는 연구진에 참여하지 않았고 입찰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 측은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피앤티글로벌에 14일 사임계를 제출했고 보유 주식도 백지신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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