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킬체인 역량 강화와 방위력 개선에 향후 5년간 113조9,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하 갱도를 관통해 북한 장사정포를 타격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탄이 5년 내 실전 배치되고, 사거리와 관통력을 높인 신형 모델도 개발한다. 최근 발사에 성공한 군사정찰위성에 이어 초소형위성체계 등을 구축, 적의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감시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방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중기계획은 향후 5년간 무기 개발 도입, 전력 운용, 국방정책 운영 방향 등을 담은 '국방 분야 설계도'다.
중기계획에 따라 군은 향후 5년간 △방위력 개선 △전력 운영 △부대계획 분야 등에 총 348조7,0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 지난해보다 17조3,000억 원(5%)이 늘었다. 방위력 개선에 113조9,000억 원(36%)이 편성됐으며, 이 중 41조5,000억 원(36.4%)이 3축 체계 관련 예산이다.
군은 우선 북한의 핵심 전력을 선제 타격하기 위한 킬체인 무기 역량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장사정포 킬러'로 불리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의 전력화를 완료하고, 사거리를 기존 180㎞에서 300㎞까지 늘린 신형 모델(KTSSM-Ⅱ)을 개발해 신의주까지 사정권으로 둘 계획이다. 신형 모델은 지하를 파고드는 관통력도 향상된다.
공격 수단도 다변화한다. 차기 전투기(F-X) 2차 사업을 통해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이상 잠수함 '장보고-Ⅲ Batch-Ⅰ'의 전력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개량형(장보고-Ⅲ Batch-Ⅱ) 모델도 일부 실전 배치하는 한편,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집·자폭드론, 전자기펄스(EMP)탄 등도 발전시킬 예정이다.
선제 타격을 위한 정찰 능력도 강화된다. 2025년까지 군사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고, 여기에 초소형위성체계를 갖춰 감시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한반도의 특정 지점을 촬영하는 주기는 30분 이내로 줄어든다. 위성 외에도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를 갖추고, 정찰자산이 수집한 영상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다출처영상융합체계의 전력화도 5년 내 완료할 계획이다.
3축 체계 중 하나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능력도 향상된다.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이 더해진 개념이다. 향상된 탄도탄 추적 능력과 요격능력까지 갖춘 정조대왕함급 이지스함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하는 한편 천궁-Ⅱ, 패트리어트 PAC3 유도탄,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다양한 방어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해군 기동함대사령부를 창설하고, 공군 미사일사령부에 L-SAM 운용부대를 추가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에 앞으로 5년 동안 1조8,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단기복무 수당을 현실화(장교 현행 900만 원→1,200만 원, 부사관 750만 원→1,000만 원)하는 등 봉급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올리고, 간부 숙소도 1인 1실로 개선한다. 상비병력 50만 명을 유지하면서 초급간부는 올해 6만7,000명에서 6만4,000명으로 3,000명 줄이고, 중·소령 및 상사 등 중간간부는 5만1,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6,000명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