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위기 속 '택진이형'이 손 내민 지원군의 정체는

입력
2023.12.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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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영입해 공동대표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 경영 혁신 강화 해석


엔씨소프트가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영입한다. 사업 모델 변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엔씨가 경영 쇄신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11일 박 대표를 영입해 신규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뽑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Company Building) 전략 가속화를 위해 박 대표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거치면 정식으로 공동대표가 된다.

박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으로 전문 경영인으로서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와 하나로텔레콤 등에서 대표를 맡았다. 또 사모펀드 업계에서도 TPG 뉴브리지캐피털의 한국 대표 및 VIG파트너스 대표를 지냈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와는 고교(서울 대일고) 및 대학(서울대) 동문으로 엔씨소프트에서는 2007년부터 사외이사로 일해 왔기에 회사 내부 상황도 잘 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영입은 경영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김 대표가 함께 혁신을 이끌 새 경영인을 필요로 했기에 내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엔씨는 1997년 창업한 이래 김 대표가 줄곧 단독 대표를 맡아 운영해 왔기에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는 올해 들어 이어지는 경영 실적 악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변화경영위원회'를 두고 경영 효율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에 나섰다. 신작 게임 면에서는 '리니지'로 대표되는 기존의 주력 작품인 다중 사용자 접속 롤플레잉 게임(MMORPG) 중심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대표는 11월 부산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 현장을 방문해 "게임의 고객으로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맞춰 달라지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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