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중·고등학교 학생 중 4.6%가 인터넷 등을 이용한 도박을 한 차례 이상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성환 전북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전국 17개 광역시도교육청 중 처음으로 '2023년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이번 조사는 학생 도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짐에 따라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 지원책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 전수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시스템 유레카를 활용해, 도내 중·고등학생 9만 6,318명 가운데 2만 8,354명(29.4%)이 참여했다.
조사 항목은 도박경험 등 총 16개 문항으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6%(1,298명)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응답자 중 4.1%는 '1~2번 호기심' 때문이었고, 0.5%는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선 중학생(4.6%), 고등학생(4.5%)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전주시 등 14개 시·군에서 고르게 도박경험을 했다. 성별로는 남학생(6.8%)이 여학생(2.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고, 특성화고(6.4%)도 일반고(4.1%)에 비해 도박 경험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박 접촉 경로는 목격 및 지인의 소개(53.9%)가 가장 많았으며, 주로 사이버 환경(온라인 52.7%, 오프라인 6.5%)의 도박을 많이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험 시간은 주말, 공휴일 등 하교 이후의 시간(30.1%)과 장소로는 본인 집, PC방 등 학교 외 장소(35.7%)로 파악됐다. 도박 자금은 용돈이나 상품권 등(43.7%)을 사용했으며, 도박 이유로는 금전적 이득(32.5%)과 재미·호기심(27.6%) 때문에 도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도박을 지속하는 학생의 3.1%가 도박 중단을 위해 상담·치료를 받았으며, 도박으로 금전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모 또는 가족(38.7%), 도박문제 상담 기관(23.8%) 등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박 예방교육 강화, 도박징후 조기 파악,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학부모는 도박 예방교육 강화, 교육자료 및 홍보물 정기 안내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교원대상으로는 도박징후 학생 발견 시 조기 개입 및 대처를 위한 역량 강화 교육을 확대키로 했다. 이 밖에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구축·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