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을 맹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의 담화를 전하며 "중동지대에 하루빨리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염원이 오만무례한 일개 상임이사국의 독단과 정횡에 의해 또다시 무참히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는 8일 아랍에미리트가 제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촉구 결의안을 표결했지만, 채택이 무산됐다. 13개 이사국이 찬성했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국가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김 부상은 이에 대해 "(미국이) 수만 명의 민간인들을 학살한 동맹국을 비호하여 거부권을 남용한 것은 불법 무도한 이중기준의 발현이기 전에 반인륜적인 악행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한 '미국과 서방이 떠드는 세계분열은 일극세계의 종국적 파멸상만을 보여줄 뿐이다'라는 논평을 통해 "견실한 반미국가인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 핵강국으로 급부상함으로써 미제의 패권 야망은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망상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제국주의 지배체계를 종식시키고 자주성에 기초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 국제질서 수립을 위한 노력이 비상히 강화되고 있는 오늘 미국의 '일극세계'가 바닷가의 모래성과도 같이 순간에 종말을 고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