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간판 욘 람(스페인)마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운영하는 LIV 골프로 간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이자, 올 시즌 PGA 투어 마스터스 우승 등 최다승(4승)을 거둔 대들보답게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적료는 최대 7,000억 원 수준이다.
LIV 골프는 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람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커미셔너가 람에게 LIV 골프 점퍼를 입혀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LIV 골프의 공세에 맞섰던 간판스타의 이적으로, PGA 투어에는 큰 충격과 타격이다.
그간 LIV 골프는 전성기가 살짝 지났거나, PGA 투어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를 주로 영입했지만 람은 최근 PGA 투어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시즌에만 네 차례 우승하는 등 PGA 투어 통산 11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는 2021년 US오픈과 올해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세계 1위 자리는 52주 동안 지켰다.
람은 LIV 골프가 출범할 당시 "돈 때문에 골프를 해본 적이 없다"며 "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루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그는 계약 후 애슬레틱스에 "LIV 골프가 만들어낸 성과가 마음에 들고 비즈니스도 좋아한다"며 "4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한 일이다. 나한테는 정말 설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깃한 계약을 제시해 계약했다"고 말해 돈이 이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걸 시사했다.
이적 계약금은 매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애슬레틱스는 4억5,000만 달러(약 5,884억 원), ESPN은 3억 달러(3,925억 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라프스포츠는 4억5,000만 파운드(7,405억 원), 데일리메일은 5억7,000만 달러(7,453억 원)까지 불렀다. 필 미켈슨(미국)이 받은 2억 달러를 가뿐히 넘어섰고, 더스틴 존슨과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수령한 1억5,000만 달러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람의 이적설은 지난달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주도하는 스크린 골프리그 TGL에서 빠지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또한 내년 1월 열리는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 타이틀 방어도 포기하며 이적에 무게가 실렸다.
PGA 투어와 PIF의 동업 결정으로 합병이 추진되는 LIV 골프는 '람 모시기'에 성공해 존재감을 더욱 높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