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실감했던 뜨거운 9월... 토요일엔 봄처럼 포근

입력
2023.12.07 16:50
기상청 2023년 가을철(9~11월) 기후분석

올해 9월은 국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 가을철 해수면 온도도 최근 10년 중 가장 뜨거웠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가을을 “기후변화를 실감한 가을철”이라고 평가했다.

7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가을철(9~11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9~11월 석 달간 전국 평균 기온은 15.1도로 평년(1991~2020년) 같은 기간보다 1.0도 높았다. 전국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따뜻한 가을이었다.

특히 초가을인 9월 기온은 평년보다 2.1도 높은 22.6도를 기록,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9월 상순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걸쳐 폭넓은 고기압이 발달한 가운데 강한 햇볕이 더해져 기온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9월 중하순에는 동중국해상으로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풍이 불어와 기온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11월은 기온 변동이 가장 컸던 한 달로 기록됐다. 11월 1~30일 일평균 기온의 표준편차로 본 ‘기온변동폭’은 5.9도로 관측 이래 가장 컸다. 지난달 5일 일평균 기온이 18.6도로 치솟았다가 때 이른 한파가 닥쳤던 30일엔 영하 1.2도를 기록해 역대 가장 큰 기온차(19.8도)를 보였다. 상순에는 강한 햇볕과 따뜻한 남서풍의 유입으로 기온이 올랐지만, 중순부터는 시베리아 상공에 발달한 기압능으로 고위도의 찬 공기가 불어와 급격히 추워졌다.

지난가을 우리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1.6도로 최근 10년(2014~2023년) 중 가장 높았다. 평균 기온이 높았던 9월의 해수면 온도는 25.5도로 10년 평균을 1.7도나 웃돌았다. 특히 남해와 동해 수온은 10년 평균보다 2도 이상 높았다.

올겨울도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포근할 전망이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겨울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당장 이번 주말에 낮 최고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토요일인 9일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5~10도가량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일요일인 10일부터는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잠시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평년 수준(아침 최저 영하 7~영상 3도, 낮 최고 영상 4~11도)은 유지하겠다. 월요일인 11일에는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 남부지방을 통과하면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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