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조선·해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해사·기술 정책을 이끌어 갈 역량을 갖춘 가장 모범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이날 33차 IMO 연차총회를 찾은 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다.
임 총장은 2016년 4년 임기의 IMO 사무총장을 맡아 연임에 성공, 이달 퇴임을 앞두고 있다. IMO는 해상 안전, 해양오염 방지, 해상 보안 등에 관한 국제협약을 제·개정하는 유엔 전문기구다. IMO를 이끄는 사무총장은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통하기도 한다. 국제기구 수장에 한국인이 오른 건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임 총장이 세 번째다.
임 총장은 이어 "한국의 해양수산부가 오래전부터 내걸고 있는 '블루 이코노미'는 지금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는 친환경 흐름과 맞닿아 있다"며 "한국은 해양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연차총회에 참석해 임 총장과 개도국 지원에 활용할 연 80억 원 규모의 '지속 가능한 해상운송협력 신탁기금' 관련 포괄협정을 맺었다.
임 총장은 재임 기간 8년 중 성과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기후변화를 예로 들면 175개 회원국 가운데 선진국-개도국, 에너지 생산국-비생산국 등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다"며 "회원국 간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2050년까지 국제 선박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0으로 줄이는 중장기 기후변화 전략 채택이 그 결과"라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또 "2019년부터 여성 인재들을 IMO에 많이 유치하려는 정책도 애착이 간다"며 "IMO가 지정해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는 '국제 여성 해양인의 날(5월 18일)'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총장은 아쉬웠던 분야에 대해 선원 복지 문제를 짚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에 많은 선원이 해상에서 교대, 백신 문제 등으로 고통을 당했다"며 "국제노동기구(ILO)와 함께 선원 복지 개선 작업을 이제 착수했는데 기반을 닦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