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1면에 1억"... 대구 칠성시장 주차타워 '논란'

입력
2023.11.29 17:00
칠성종합시장 외곽에 50면 주차타워 계획
총사업비 50억 원... "거리 멀고 큰 돈" 지적
"접근성 높이고, 사업비 확 줄어들 것"

대구시가 칠성시장의 숙원사업인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주차타워 건립계획을 밝혔으나 시장과 거리가 멀고 건립비용도 예상을 초월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리는 600m 안팎, 비용은 주차면 1개에 1억 원이 든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2025년 하반기 대구 북구 칠성동2가 404의 3 등 3개 부지 총 1,204㎡ 부지에 50면 규모의 주차타워가 들어선다. 시는 국비 29억 원 등 총사업비 50억3,300만 원 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주차타워와 시장간 거리가 멀고, 사업비도 많이 들면서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차타워는 칠성시장과 직선거리로 580m 떨어져 있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칠성시장역과는 670m 거리다.

신규 주차타워 규모가 50면에 불과한데도 50억여 원을 쏟아붓는 것도 지적대상이다. 칠성시장역 반경 300m 안에는 하루 최대 요금이 5,000원에 불과한 412면 규모의 신천둔치공영주차장과 150면 규모인 칠성공영주차장이 24시간 가동 중이다. 인근 주민 정재옥(66)씨는 "주차면수도 얼마 되지 않는데 굳이 큰돈을 들여 먼 곳에 주차타워를 만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라며 "대구역에 주차를 하고 오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시와 상인회 측은 신축 주차타워는 상인들이 주로 사용하고, 기존 신천둔치공영주차장은 고객용으로 활용해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정상훈 칠성종합시장연합회장은 "현재 사용 중인 공영주차장이 포화상태고 주차타워는 증축도 고려할 수 있다"며 "칠성시장은 전자주방시장 등 시장 9곳이 넓게 펼쳐져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 가까이 접근할 주차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사업비 전액이 모두 주차타워 건립에만 쓰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정희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사업부지가 대구시 소유의 땅이고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아 실제로 투입되는 사업비는 훨씬 적다"며 "설계를 해야 정확한 사업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공모에 선정된 칠성시장 주차장 조성사업은 상인들의 반대와 법률상 문제로 두 차례나 무산됐다. 당초 칠성전자주방시장 동쪽부터 신천대로 서쪽 도로에 연면적 4,000㎡, 지하 1층 지상 1층, 110면 규모 주차장이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상인들이 반발했고, 신천둔치를 활용하겠다는 대안도 하천법 위반 소지가 있어 무산됐다.

칠성종합시장은 총 대지면적 4만3,452㎡, 연면적 6만6,587㎡, 매장면적 3만3,181㎡로 농수축산물과 가정용품 등 점포 1,335개, 노점 100개, 상인 1,164명 규모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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