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월세 거래량이 처음으로 5만 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월세시장에서 '전세 회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9일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1~10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1만1,44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어난 5만1,984건으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빌라 임대차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6.6%로 역대 최대치였다. 반면 빌라 전세 거래량은 5만9,456건으로 같은 기간 22.1% 감소했다.
월세 거래에서도 전세 다음 단계로 보증금 비중(월세 240개월치 초과)이 큰 준전세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원래 전세였으나 빌라 전세보증 기준 강화로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차액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느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1~10월 서울 빌라 준전세 거래량은 1만5,20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만2,429건)보다 22.3%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순수월세 거래량(4,583건→4,644건)은 1.3%,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는 2만9,982건에서 3만2,140건으로 7.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월세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8,321건)였고 강남구(3,325건), 강서구(3,192건), 광진구(3,029건), 마포구(2,918건) 순이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빌라 전세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며 "빌라 전세 수요가 빌라 준전세나 아파트 전세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