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정신질환자가 퇴원 후 1년 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서 환자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28일 보건복지부는 OECD 보고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에 수록된 보건의료 질 7개 분야의 세부 지표를 토대로 국내 현황을 분석 발표했다. OECD는 회원국 의료 통계를 수집해 2년마다 해당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달 7일 발간된 올해 보고서는 원칙적으로 2021년 통계, 일부는 2020년 통계를 활용했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의료 질 수준이 급성기 진료, 만성질환 입원율, 외래 약물 처방 등 대부분 분야에서 개선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신보건 분야의 질은 평균보다 낮아 개선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은 0.7%로 OECD 평균(0.38%)보다 높았다. 퇴원한 환자가 1,000명이라면 이 가운데 7명이 1년 안에 세상을 등진다는 것이다. OECD 회원국 중에선 아이슬란드가 0.04%로 가장 낮았다.
해당 지표는 최근 악화하는 추세다. 2017년 0.62%에서 이듬해 0.57%로 감소했다가, 2019년 0.62%로 반등해 2년 연속 상승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의료 질과 더불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치료·관리 연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환자 사후관리 체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극성 정동장애와 조현병 진단 환자의 초과사망비(2021년 기준) 또한 4.2와 4.6으로 OECD 평균(2.3, 3.5)보다 높았다. 초과사망비는 일반 인구집단(15∼74세) 사망률 대비 해당 질환자 사망률의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2016년 4.1에서 2020년 4.4로 증가하다가 2021년 감소한 반면, 이 기간 조현병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2016년 4.4로 시작해 한 번도 줄어든 해가 없었다.
급성기 진료 분야에서는 대표적 질환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입원일 기준 30일 이내 사망 비율이 2016년 9.9%에서 2021년 8.4%로 개선 추세다. 다만 OECD 평균(7.0%)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허혈성 뇌졸중의 입원 30일 내 사망률도 2016년 4.0%에서 2021년 3.3% 낮아졌다. OECD 평균(7.9%)보다도 낮은 수치다.
만성질환 입원율 분야에서는 천식 및 만성폐색성폐질환이 인구 10만 명당 입원 99.7건, 울혈성 심부전이 79.1건으로, OECD 평균(129.1건, 205.6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