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대형 정석 출현

입력
2023.11.28 04:30
24면
흑 변상일 9단 백 박정환 9단

승자조 결승 <1>



명인 타이틀까지 단 두 걸음만이 남은 상황. 국내 랭킹 2위 박정환 9단과 3위인 변상일 9단이 승자 결승에서 만났다. 두 기사 모두 4강전에서 신예 돌풍을 잠재우는 데 성공하며 결승에 올랐다. 박정환 9단은 박지현 5단을 꺾었고 변상일 9단은 김은지 7단을 제압했다. 두 기사 간의 상대전적은 박정환 9단 기준으로 15승 7패. 이전 다섯 경기 역시 박정환 9단이 4승 1패로 크게 리드하고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변상일 9단은 사전 인터뷰에서 "승패에 대한 큰 기대보다는 바둑 내용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신진서 9단이 패자조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두 기사 모두 이 대국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변상일 9단의 흑번. 흑5의 한 칸 굳힘은 준비해온 포석일 확률이 높다. 박정환 9단의 선택은 백6. 흑의 흑9 날 일자 씌움에 백10으로 붙이자 기세의 초대형 정석이 펼쳐진다. 만일 백이 간명한 포석을 원한다면 백10으로 백12에 먼저 두었으면 될 상황. 하지만 박정환 9단 역시 복잡한 변화에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흑21 역시 내친걸음이자 대형 정석을 향한 기세의 한 수. 1도 흑1로 연결한다면 흑7까지 우상귀 정석을 간명하게 처리하고 초반 진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흑9까지 쌍방 불만 없는 진행. 실전 흑21에 백26까지는 외길 수순. 변상일 9단은 여기서 흑27을 선택한다. 일반적으론 2도 흑1에 두는 것이 정석이나 지금 배석에서는 백이 백2로 바로 건너 붙이는 것이 좋은 수. 백12까지 2선을 밀어간 후 백14, 16으로 우상귀를 제압하면 백이 약간 우세한 형세가 된다.

정두호 프로 4단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