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했다. 왕 부장은 이에 한반도 안정에 중국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부산 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2년여 만으로, 박 장관과의 대면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오전 10시 40분에 시작된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2시 40분까지 2시간가량 진행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 장관은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기본적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의 전략적 소통과 대내외 환경에 맞춘 호혜적 실질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가까운 이웃으로서 중국의 지지를 요청했다”면서 “(왕 부장은) 이에 진지하게 고려를 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험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 위반하고 우리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어 우리 정부가 내린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의 배경을 “최소한의 방어 조치”라고 설명한 뒤,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고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북한이 추가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길에 나오는 데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왕 부장은 이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이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선 내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문제도 거론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시 주석 방한 문제와 관련해 고위급 교류에 대한 고위급 결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고위급 교류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맥락에서 서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왕 부장은 박 장관의 방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