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극우정당, 총선 출구조사서 ‘압도적 1위’··· 유럽은 ‘극우 돌풍’

입력
2023.11.23 08:35
'네덜란드판 트럼프'의 자유당, 1위 전망 
150석 중 35석 확보 예상...직전 선거 2배
이민자·이슬람 적대... "EU 탈퇴" 주장도

강경한 반(反)이민·반이슬람 기조를 내세운 네덜란드의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압도적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이날 투표 종료 직후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PVV는 하원 총 150석 중 가장 많은 3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총선에서 얻은 의석(17석)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좌파 성향 녹색당·민주당 연합(26석)과 현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당(23석)도 큰 격차로 따돌릴 전망이다. 입소스는 통상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가 한두 석 차이만 날 뿐,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개표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이민자에 대한 반발로 한층 짙어진 유럽의 극우 돌풍이 이번 선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간 PVV는 ‘네덜란드판 도널드 트럼프’로도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당대표를 필두로, 망명 허용 중단과 강경한 반이슬람 정책을 정부에 촉구해 왔다. 유럽연합(EU)에도 부정적이라, 네덜란드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다만 PPV의 압승이 확정된다 해도, 네덜란드의 차기 총리 선출 및 새 연립정부 구성은 난항을 빚을 전망이다. 네덜란드에선 일반적으로 총선 1위 정당 대표가 총리 후보자로 추천되고, 다당제 특성상 하원에서 최소 과반을 확보하려면 연정 구성이 필수라고 AP는 설명했다. 그러나 집권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PVV의 극우 색채를 문제 삼으며 협력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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