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18일 발표한 자유계약(FA) 승인 선수 명단에 올 초 LG와 다년계약에 합의한 오지환의 이름이 올랐다. 그렇다고 그가 구단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FA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올해 부활한 2차 드래프트에서 팀 동료 한 명을 더 보호하려는 형식적인 FA 신청이다.
오지환은 올해 1월 LG와 계약기간 6년·총액 124억 원의 다년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계약 기준시점은 2023시즌부터가 아닌 2024시즌부터였다. 쉽게 말해 LG와 오지환은 새 계약을 하기로 '합의'만 한 것이지 기존 계약을 갱신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오지환이 굳이 FA 신청을 할 필요는 없었다. 오지환과 LG는 미리 합의한 계약조건에 따라 서명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지환이 굳이 FA 시장에 나온 이유는 구단의 전력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2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22일)를 앞두고 35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꾸려야 한다. 이외의 선수들은 타 구단에 의해 지명될 수 있다. 그런데 입단 1~3년 차 선수와 FA 신청자는 보호명단에 들지 않아도 타 구단 지명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오지환의 FA신청으로 LG는 보호선수 1명을 아끼게 된 셈이다.
‘끝판왕’ 오승환이 FA 시장에 나온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오승환은 과거 ‘삼성 왕조’의 핵심 멤버였을 뿐 아니라 KBO리그 최초로 통산 4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선수다. 오승환의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재계약이라는 큰 틀에는 양측 간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부 조건을 합의하기 전 오승환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되면서 삼성 역시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 1명을 더 보호할 수 있게 됐다.
한편 FA 승인이 난 19명은 19일부터 해외구단을 포함한 모든 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FA 선수가 20명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각 구단의 외부영입은 최대 2명까지만 가능하다. 올 시즌 FA 승인 선수는 임찬규(B등급) 함덕주(B) 김민성(B) 오지환(B), KT 김재윤(B) 주권(A), SSG 김민식(C), 두산 홍건희(A) 양석환(A), KIA 김선빈(B) 고종욱(C), 롯데 안치홍(B) 전준우(B), 삼성 김대우(C) 오승환(C) 강한울(C), 한화 장민재(C), 키움 임창민(C) 이지영(B)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