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있는 복합시설 ‘주얼 창이’ 중앙의 실내 정원. 오전 11시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40m 높이의 실내 인공 폭포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유리 돔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자 관광객들은 환호했다. 분당 3만8,000L의 물이 쏟아지는 세계 최대 규모다. 창이공항그룹 관계자는 실내 폭포와 정원에 대해 “(방문객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폭포 등을 가운데에 놓고 주위에 상업시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주얼 창이는 ‘정원도시’라는 싱가포르의 도시 이미지가 투영된 대표적 장소다.
창이공항 중앙 택시 정차장 자리에 조성돼 1~3터미널과 직접 연결되는 주얼 창이는 지하 5층, 지상 5층에 연면적 13만5,700㎡ 규모로 2019년 4월 문을 열었다. 실내 폭포ㆍ정원 외에 체크인 카운터 등 공항시설, 영화관 등 상업시설도 갖추고 있다. 창이공항그룹 등이 17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4,000억 원)를 투자해 12년에 걸쳐 만든 주얼 창이는 5성급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와 함께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꼽힌다. 마리나 베이 샌즈를 설계한 이스라엘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주얼 창이도 디자인했다.
주얼 창이는 창이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옥외 주차장 수용 능력을 높이고 환승객 유치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계획됐다. 개장 후 6개월간 5,000만 명이 찾아 공항이 곧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창이공항 관계자는 “주얼 창이 방문객 중 공항 이용객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순수 방문객”이라며 “지분 51%를 소유한 창이공항은 그만큼 수익을 배분받고 있으나 정확한 액수는 영업 비밀”이라고 말했다.
공항을 ‘거쳐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인 인천공항공사도 주얼 창이 벤치마킹에 나섰다. 전날 싱가포르에 입국한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도 이날 주얼 창이를 직접 둘러봤다. 이 사장은 24일 리서우향 대표이사 등 창이공항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38만㎡ 규모 1터미널 장기주차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구상을 내놨다. 이 시설과 공항 인근 파라다이스시티, 인스파이어리조트(11월 말 개장 예정),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 레이싱파크, 미술품 수장고 등을 연계한 공항 경제권을 통해 신규 여객과 화물, 기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이 사장은 “공항 경제권 구상이 구현되면 2030년 기준 15조 원의 생산 유발과 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 등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공항이 수도권 광역 경제권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