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답보 상태에 있던 공항철도~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사업이 추진된다. 또 서울시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기후동행카드’에 인천시도 참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이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날 있었던 3개 광역단체(서울ㆍ경기ㆍ인천) 회동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관해서는 서로 이견만 확인했지만 교통현안 부문에서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과 9호선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사업은 운영비와 시설비 부담에 대한 이견으로 24년 간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나 운영비는 서울시가 부담하고, 차량 구입비를 제외한 시설비 절반(120억 원)을 인천시가 분담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공항2터미널에서 김포공항을 거쳐 9호선 노선을 따라 중앙보훈병원까지 약 80km 구간을 환승없이 이동할 수 있어 철도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가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동참하기로 한 것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000원으로 서울시내 지하철과 버스, 공공자전거(따릉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 이용권이다. 서울시는 내년 1~5월 시범 판매 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애초 서울시가 지난 9월 기후동행카드 계획을 발표했을 때 경기도와 인천시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공개 반발했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광역버스부터 기후동행카드 사업 대상에 우선 포함시키기로 두 광역단체가 합의했다. 다만 사업 참여 시기와 방법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광역버스의 경우 노선별로 기본요금이 서로 다르다는 점 등의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유정복 시장은 “광역버스 이용자들의 불편을 우선 해결하고 다른 버스와 지하철로 확대할 것”이라며 “공항철도~9호선 직결은 시민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설비 분담을) 전향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도 “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직결 열차가 운행된다면 국내외 관광객들도 양 도시를 보다 편리하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앞으로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경기도가 함께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중교통을 월 21차례 이상 사용하면 일부 교통비(일반 20%, 청년 30%, 저소득층 53%)를 환급해주는 ‘더(The) 경기패스’를 자체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ㆍ경기ㆍ인천이 같은 생활권이라 통합된 교통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도 “수도권 주민 모두에게 편익이 돌아가려면 경기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