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4시간 AI 시스템' 도입 후 성착취물 적발 13배 증가

입력
2023.11.12 14:09
11면
성착취물 검출까지 3분 소요
영상물 삭제 4,414건… 2배↑

서울시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24시간 디지털 성범죄 자동 추적ㆍ감시 시스템을 도입한 뒤 찾아낸 성착취물 건수가 이전 대비 13배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지난해 3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개관했고, 올해 3월 서울연구원과 함께 전국 최초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피해 영상물을 AI가 24시간 자동 추적ㆍ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발견한 성착취물은 45만7,4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사람(삭제지원관)이 직접 모니터링했을 때(3만3,511건)보다 1,265% 많다.

성착취물을 찾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됐다. 기존에는 키워드 입력부터 성착취물 검출까지 평균 2시간이 걸렸지만, AI 기술은 3분이면 충분했다. 덕분에 성착취물 삭제 지원 건수도 AI 기술 도입 이전인 지난해 3~10월 2,049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4,414건으로 2배 늘었다. 최근에는 검거를 피하기 위해 금요일 밤 성착취물을 올리고 주말에만 유포한 뒤 다시 삭제하는 지능형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라, 삭제지원관이 근무하지 않는 심야와 주말 시간대에 AI 감시 시스템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시는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통해 영상물 삭제부터 피해자 긴급 상담, 수사ㆍ법률 지원, 심리치료까지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피해자 392명을 지원했는데, 10·20대가 51%(200명)로 가장 많았다. 그중 10대도 13.5%(53명)나 됐다. 시는 경찰과 협력해 디지털 성범죄 수사 1,060건을 지원했고, 가해자를 특정하거나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도 제공했다. 법률 지원과 소송 지원은 574건, 심리치료는 1,383건으로 집계됐다.

시는 스토킹 피해,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착취 등 신종 성범죄 예방과 피해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9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 사업단’을 출범시켰고, ‘아동ㆍ청소년 성착취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피해자 경찰 조사 시 전문상담원을 파견하는 등 피해 회복을 돕고 있다.

김표향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