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대통령실 참모 공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내년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선 30명 안팎의 대통령실 참모들이 향후 전략공천을 받는 게 아니냐는 당내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공천 방향 등에 대한 혁신위 논의 과정에서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난 회의에서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 공천에 대해 혁신위가 공개적으로 가르마를 타줘야 한다는 의견 제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식 안건으로 올라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여러 차례 '죽는 길'이란 말씀을 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추후에 관련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영남 중진이 험지에 나가면 그 자리에 대통령 측근이 오지 않겠느냐'는 질의에 "그건 이상한 약을 먹고 죽는 것이다.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용핵관(용산 출신 핵심 관계자)들의 출마 러시 속에 이들에 대한 당 차원의 특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2일 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음 날 열린 혁신위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이 화두에 올랐다고 한다. 다만 다른 혁신위원은 "해당 안건은 혁신위가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당내에선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면 혁신위가 관련 입장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을 콕 집어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공개 촉구하면서 당내에서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이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로 생기는 빈자리에 대통령실 참모들이나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대통령실 참모나 검사들이 차지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에서는 행정관급을 포함해 20~30명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이 현역의원으로 있는 영남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혁신위가 대통령실 참모에 대한 공천 방침을 정한다 해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 위원장은 전날 채널A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참모들도 불출마·험지 출마 대상이라면서도 "이제 시작한 사람, 출마도 안 한 사람 보고 험지에 오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에 오래 있었고, 또 대통령을 가까이 한 사람들"이라고 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