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동안 중증장애 청소년에 재봉 가르친 그녀의 정성...장애인올림픽 수상한 제자도 나왔다

입력
2023.1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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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청소년에 재봉 가르친 김도순씨
입양아 배냇저고리·독거노인 수의 만든 곽경희씨
휴일에 시민 구한 남기엽 소방위, LG의인상 수상


장애로 인해 비관한 적도 있었지만 봉사를 통해 더 큰 행복을 찾았습니다.
LG의인상 수상자 김도순씨


LG복지재단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무료로 바느질 나눔 봉사 활동을 해 온 김도순(79)씨와 곽경희(62)씨를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고층 난간에서 추락 위험에 처한 시민을 구조한 남기엽(45) 소방위도 함께 수상했다.

김도순씨는 1996년부터 27년 동안 매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3급 지체장애로 다리가 불편함에도 지역 노인을 위한 수선 봉사나 장애인 목욕 봉사 등을 꾸준히 이어 와 지금까지 행정안전부 인증 자원봉사만 2만 시간이 넘었다.

김씨가 특히 보람을 느낀 활동은 중증장애 청소년을 위한 재봉교육 봉사다. 10년 넘게 의상실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서울 광진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에게 주 6, 7시간씩 재봉 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재봉틀 사용법과 수공예를 익혀 필통 등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한다. 가르친 학생들 중에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은 이도 나왔다. 김씨는 "재봉을 가르쳤던 학생이 국제 장애인올림픽에서 수상한 일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나눔을 위한 바느질은 매 순간이 행복"


곽경희씨는 한복 제작법을 공유하는 사회적 기업인 '바늘한땀협동조합'의 대표로 2005년부터 18년 동안 미혼모 입양아의 배냇저고리와 독거노인을 위한 수의를 직접 만들어 기부해 왔다. 자원봉사를 하던 도중 아이를 입양 보내는 미혼모와 병동에서 수의 없이 떠나는 노인들을 보고 직접 배냇저고리와 수의를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어르신들을 보고 직접 1만 개 이상의 면 마스크를 만들어 기부했다. 곽씨는 "나눔을 위한 바느질은 매 순간이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재능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남기엽 소방위는 9월 16일 휴무로 집에 머물던 중 16층 베란다 난간에 거꾸로 매달려 몸 절반 이상이 나와 있던 20대 여성을 목격한 후 바로 아래층 베란다 난간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여성을 베란다 안쪽으로 밀어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LG는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뒤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수상자는 총 217명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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