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윌리암 쿠에바스의 완벽 피칭을 앞세워 플레이오프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3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NC를 11-2로 크게 이겼다. 앞서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적지에서 2연승을 챙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쿠에바스의 선발 카드가 적중했다. 이날 KT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쿠에바스를 3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쿠에바스는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1회말 황재균의 실책과 6회말 손아섭의 안타를 제외하곤 출루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피칭이었다. 1차전 3이닝 6피안타 7실점(4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던 쿠에바스는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명예를 회복했다.
반면 NC 마운드는 초반부터 무너졌다. 선발 송명기가 불과 1.1이닝 만에 4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고, 두 번째 투수 이재학도 2.1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6회에 마운드에 오른 이용준도 3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고 3점을 헌납했다.
KT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오래간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특히 가을야구 내내 침묵했던 황재균과 알포드가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모처럼 제 역할을 해줬다. 1~3차전 12타수 2안타에 그쳤던 황재균은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고, 가을야구 들어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던 알포드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올렸다.
1회초 1사 1·3루에서 박병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KT는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해 2-0으로 앞서갔다. 2회초에도 오윤석과 배정대의 연속 안타와 조용호의 희생번트로 무사 2·3루 찬스를 잡은 KT는 송명기의 폭투와 황재균의 안타로 2점을 보탰다.
KT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식을 줄을 몰랐다. 3회초 1사 2·3루에서 터진 배정대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고, 4회에는 황재균과 장성우의 솔로포 두 방으로 또다시 2점을 뽑았다. 5·6회 잠시 숨을 고른 KT 타선은 7회초 1사 만루에서 나온 조용호의 희생플라이와 이어서 터진 김상수의 안타로 또 2점을 가져갔다. 이어 8회초에는 앤서니 알포드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며 11-0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NC 타선은 8회말 4안타를 몰아쳐 2점을 뽑아내는 등 뒤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더 이상의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대패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타선이 터지길 바랐는데 1회부터 선취점을 뽑아 플레이오프 치고는 편한 경기를 했다"며 "쿠에바스가 에이스답게 잘 던져줬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인권 NC 감독은 "투타 모두 완패한 경기"라고 총평했다.
시리스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 두 팀은 5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로 장소를 옮겨 한국시리즈 진출팀을 가릴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양팀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