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김대중을 돌아보려거나 민주투사를 영웅화하려는 건 아닙니다. 현대사를 돌아보고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의 굴곡진 정치 역경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길 위에 김대중’이 내년 1월 3일 개봉한다. 탄생 100주년(1월 6일)을 기념해서다. 제작사 명필름과 시네마6411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세한 영화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재 이사와 정진백 김대중추모사업회 회장, 최낙용 시네마6411 대표, 민환기 감독이 참석했다. 이은 명필름 대표가 사회자로 나섰다.
다큐멘터리 기획은 2013년 시작됐다. 정 회장이 “김 전 대통령의 삶을 국민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영화를 떠올리면서”부터다. 2019년 이은 대표가 합류 결정을 내리면서 제작은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는 “당시 탁구 남북단일팀 다큐멘터리를 함께 준비 중이던 최 대표와 민 감독에게 동참을 권했다”고 밝혔다. 제작비는 4억 원이다. 90%가량 만들어졌고, 다음 달 18일 언론시사회를 열 계획이다. 국내 개봉과 더불어 미국 등 해외(현재 21개 도시) 상영이 함께 이뤄진다. 멀티플렉스체인에서 다큐멘터리영화는 스크린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극장 밖 상영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전국상영위원회를 이미 조직했다.
다큐멘터리는 전남 목포의 청년사업가 김대중이 정치에 입문한 후 1987년 대선에 이르기 전까지 투옥되고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으면서도 민주화에 매진했던 모습을 담는다. 민환기 감독은 “김 전 대통령이 정치인에서 투사가 됐고 이후 사상가가 됐다가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내용을 다루려 했다”고 밝혔다. 민 감독은 “시중에 나온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거의 다 읽고선 제가 잘 몰랐던 면모를 알게 됐다”며 “굉장히 일관되게 사셨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3개월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 개봉이라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표면적으로라도 여야가 모두 인정하고 존경하는 분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누군가는 총선에서 이해득실을 계산할 수 있으나 영화 만드는 우리가 이를 감안할 것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드는데 김 전 대통령이 큰 영향을 준 걸로 안다”며 “여야 불구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