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너 털리(NC)와 고영표(KT)가 한국시리즈 진출의 운명을 가를 중책을 맡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로 태너와 고영표가 나선다고 1일 밝혔다. 파죽지세 NC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냐, 벼랑 끝 KT의 기사회생이냐는 둘의 손에 달려 있다.
태너는 올해 정규시즌 11경기에 등판, 64.2이닝을 소화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KT와의 맞대결은 한 차례였다. 지난 9월 13일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에 맞서는 고영표는 28경기에 나서 174.2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NC와는 총 4번 만나 25.1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를 남겼다.
정규시즌에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둘이지만,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태너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실점으로 부진했고,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NC는 선발투수가 흔들린 탓에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태너 입장에서는 팀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겨 놓은 만큼 부담 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다. 역대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기준)에서 1·2차전을 가져간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8.2%에 달한다. 태너는 “팀이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팀 승리가 전부”라며 “3차전에서 최선을 다해 던지고, 팀에 승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 동료들을 위해 꼭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영표는 2021년 한국시리즈 세 경기에 구원등판했고,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는 선발로 출전했다. 가을야구에서 통산 7이닝을 소화했지만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올 시즌 NC 핵심 타자인 박민우(13타수 9안타 3타점) 박건우(13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 손아섭(11타수 4안타) 권희동(8타수 3안타) 등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2일 득남한 고영표는 아들의 첫 생일날 막중한 임무를 띠고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그는 “아직 아들이 야구에 관해 모를 나이지만, 나중에 크면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줄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운명의 일전을 앞둔 양 팀 사령탑도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강인권 NC 감독은 “빠르게 시리즈를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을 전부 활용해 최대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