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전국적으로 연평균 5만 건(환경부 자료)에 달하는 가운데 경기 수원시가 적극행정으로 40년 묵은 악취 민원을 풀어내 주목받고 있다.
31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동원F&B 수원공장에서 악취가 풍긴다는 민원이 3월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공장 내 폐수처리시설 개선 및 악취방지시설 설치공사가 끝나면서 예전엔 하루 평균 100여 건에 달하던 민원이 0~2건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1968년 들어선 이 공장 폐수처리시설은 주변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악취 민원이 끊이질 않았던 곳이다. 2000년 이후에는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서면서 시설 이전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까지 제기됐다.
수원시는 악취 발생 원인을 찾아 나섰으나 암모니아 농도 허용치 등 단속 기준에 미치지 않아 법적 제재를 할 수 없었다. 이에 적극행정에 나서기로 했다. 2019년 모니터링 장비 설치 등 악취 측정 방법을 다양화하는 내용의 자체 기준을 마련해 행정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악취관리지역을 벗어나도 시 차원에서 악취 관리와 저감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과태료 부과, 시설개선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했고, 해당 기업과 주변지역 주민을 모아 공청회도 열었다.
수원시의 전방위적인 조치에 해당 기업도 움직였다. 동원F&B는 2021년 초 67억 원을 투자해 폐수처리시설과 악취방지시설 설치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고, 약속대로 그해 5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3월 공사를 마쳤다. 하루 2,400톤(t)의 폐수처리과정에 첨단기법을 도입해 악취 발생을 최소화한 데 이어 악취 발생 시설을 지하로 옮기고 지상공간에는 나무 등을 심어 도시 경관을 개선했다.
40년 넘게 이어진 악취 갈등을 풀어낸 이번 사례는 올해 행정안전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본선에 진출한 상태다. 최종 결과는 다음주에 발표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앞으로도 주민은 물론 해당 기업과도 지속적으로 만나 소통하면서 악취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