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 전우 옆에 묻어 주오"... 벨기에 6·25 참전용사, 부산 유엔묘지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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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6 11:12

"6·25전쟁 당시 함께 싸웠던 유엔 참전국 전우들과 쉬고 싶다."

두 차례(1951~1952년, 1953~1954년)에 걸쳐 총 2년 1개월간 유엔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벨기에 참전용사 레옹 보스케의 유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26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보스케 참전용사의 유해 봉환식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거행된다. 보스케 참전용사는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미군 부대를 지원할 군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참전을 결심했다. 올 2월 사망한 그는 생전 가족에게 "전쟁터에서의 위험과 추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6·25전쟁에 두 번 참전한 사실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딸 다니엘 보스케는 "생전에 아버지가 유엔참전용사는 한국에 안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유엔군 전사자 등을 포함해 11개국 2,320기의 묘지가 있다. 2015년 유엔 참전용사 또는 유가족의 희망에 따라 사후 안장이 시작됐고, 이번 보스케 참전용사를 포함해 총 20명이 사후 안장됐다.

유해봉환식을 마친 뒤 보스케 참전용사의 유해는 다음 달 9일까지 국립서울현충원, 다음 달 10~15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임시 안치된다. 안장식은 다음 달 15일 주한 벨기에대사관 주관으로 거행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보훈부는 앞으로도 사후 안장은 물론, 유엔 참전용사·유가족 재방한 초청과 현지 감사·위로 행사 등 다양한 국제보훈 사업을 통해 참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 예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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