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안나'로 배우 인생의 변주를 시작한 수지가 '이두나!'로 돌아와 날개를 활짝 펴는 중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극중 수지가 맡은 이두나는 눈에 띄는 외모와 특출난 실력으로 최정상의 위치에 있던 K-아이돌 드림스윗의 멤버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무대를 이탈하고 돌연 자취를 감춘 채 숨어버린 인물이다.
앞서 수지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수지와 이두나의 공통점이 눈길을 끌었다. 팬들은 오랜만에 보는 무대 위의 수지를 반가워 했으나 배우 본인에겐 이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자칫 몰입감을 와해시킬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지는 오롯이 캐릭터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숙제를 성실하게 해냈다.
긴 호흡 내내 특히 인물의 비틀림과 불안감,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유려하게 표현해내는 수지의 연기력은 그가 '안나' 이후 또 다시 성장했다는 것을 알게끔 만든다.
'안나' 이후 '이두나!'로 선보인다는 점 역시 수지에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두나의 서사가 과거 수지의 아이돌 활동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수지는 한 화보 인터뷰에서 "저 자신에게 확신을 갖게 됐다. 그후로 사람들도 저를 단지 밝고 예쁜 사람으로만 봐주시지 않는 것 같아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안나'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든 후 선보이는 '이두나!'는 미스에이의 수지가 아닌 스윗드림의 이두나로 보이게 만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수지에게 배우로서 더욱 특별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이 연기자로 입지를 다지기엔 좋았지만 이후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도 필요했다. 보는 이들은 익숙한 연기보다는 더 신선한 것을 쫓는다. 그런 점에서 수지의 처절함이 담긴 쿠팡플레이 '안나'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본 적 없는 수지의 얼굴은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고 수지를 진정한 배우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걸그룹 출신 연기자가 아닌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한 수지가 거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미 흥행 조짐은 시작됐다. 공개 첫 주 만에 '이두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TV-OTT 통합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에 올랐다. 최근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MBC '연인 파트2'를 1.8%차로 따돌린 숫자다. '이두나!'의 1위 등극은 '마스크걸' '더 글로리' 이후 넷플릭스의 세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 성적이다. 수지는 출연자 화제성 부문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