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가축전염병 럼피스킨병(괴상피부병)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경기·충남에서 최초 발병한 이후 강원 양구, 전북 부안 등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는 등 전국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40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을 추가 도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오후 7시 기준)가 총 34건(12개 시‧군)으로 늘었다. 2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후 전날까지 총 27곳이 확진됐고 이날 충남 서산‧홍성, 전북 부안 소재 한우 농장 등이 추가됐다.
오후 2시 기준 럼피스킨병 의심 증상 신고가 접수된 곳은 전북 부안 농장을 포함해 9곳에 달했는데, 이 중 5곳에서 확진 결과가 나왔다. 전북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온 만큼, 현재까지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은 전남과 경북·경남, 제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럼피스킨병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서둘러 백신 추가 도입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백신 총 400만 마리 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한우·젖소가 총 356여만 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전국 동시 접종이 가능한 양이다. 현재는 지난해 미리 확보한 백신 54만 마리 분을 이용해 확진 농장 인근 중심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이날 “백신이 국내에 도착하는 즉시 럼피스킨병 발생 지역과 그 주변으로 신속히 배분하고 다음 달 초순까진 전국 모든 소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약 3주)을 감안할 때 다음 달이면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까지 럼피스킨병이 확진된 농가 29곳에서 키우는 소는 1,000마리 안팎으로, 전체 사육 두수(356여만 마리)의 0.028%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