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산단 용수 부족, 발전용 화천댐 상시 방류로 해결 시도

입력
2023.10.24 15:35
환경부·한수원 ‘한강수계 발전용 댐 다목적 활용 실증협약’ 체결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발전용 댐인 화천댐을 활용하는 실증 실험을 시작한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4일 오후 강원 화천군 화천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강수계 발전용 댐 다목적 활용 실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3월 조성 계획을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단지 가운데 경기 용인시 국가산단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물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가 추정하는 필요량은 하루에 약 78.8만㎥다. 현재 한강수계 다목적댐인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장래 여유 물량이 2035년 기준 하루 5만㎥에 불과해 추가 수원 확보가 필요하다.

발전용 댐인 화천댐은 2020년 7월부터 이미 다목적댐과 비슷하게 시범 운영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나 가뭄에 대응하고자 운영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에는 전력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 수요에 따라 가변적으로 저수된 물을 방류해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화천댐은 초당 약 22톤의 용수를 상시 방류할 계획이다. 화천댐에서 방류된 용수는 춘천댐과 의암댐, 청평댐을 거쳐 팔당댐에 도달하게 된다. 환경부는 이렇게 공급된 수량이 하천 유지량을 빼더라도 산단에 필요한 용수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안정적 공급을 위해선 팔당댐에서 취수 가능한 양과 겨울·봄 등 갈수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만큼 내년까지 실증 운영을 한 뒤 공급가능 수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방류 방식을 바꾸는 만큼 화천댐의 발전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댐의 수위가 높은 상태에서 발전기를 돌릴수록 발전 효율이 더 좋기 때문에 상시 방류 상태로 발전을 하면 발전량 변동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실증에서는 전력 수요보다는 용수 공급에 더 초점을 맞춰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증에는 또 화천댐 홍수조절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비상 여수로를 통한 사전 방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집중호우 발생 전 화천댐의 물그릇을 충분히 확보하고 홍수량을 최대한 저류하면 댐 하류 지역의 부담을 경감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류 주민 안전을 위해 다목적댐에 시행하고 있는 수문방류 예고제도 화천댐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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