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하원의회 의장 투표에서 세 차례 낙선한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의장 후보에서 끌어내리기로 의결했다. 의장 선출은커녕, 의장 후보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미국 의회 마비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3차 하원의장 투표가 끝난 후 공화당은 당내 비밀 투표를 치른 결과 조던 위원장이 후보직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23일부터 하원의장 후보 선출 절차를 다시 진행키로 했다.
미국 의회는 당분간 마비 상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원의장 선출이 세 차례나 부결된 데다가 아예 후보자 지명부터 원점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수당인 공화당의 후보 조던 위원장은 이날 3차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194표를 얻어 과반(217표) 확보에 실패했다. 공화당이 221석을 보유했기에 이탈표가 5표 이상 나오지 않는 한 당선되지만, 공화당 의원 25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표는 지난 18일 실시된 2차 투표 당시보다도 늘었다.
게다가 하원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공화당은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 분열로 내홍을 겪었다. 애초 비교적 온건파로 꼽히는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공화당 후보 선출 표결에서 113표를 받아 하원의장 후보가 됐으나, 이튿날 “(당내) 분열이 남아 있다”며 본회의 전에 사퇴했다. 이에 99표를 받은 조던 위원장이 공화당 후보직에 올랐다. 그러나 조던 위원장 역시 공화당을 규합하는 데 실패했고, 당내 이탈표 탓에 세 차례의 의장 선출 투표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결국 후보직마저 잃게 된 것이다.
로이터는 “(의장 공석 사태에 따라) 하원은 적어도 다음 주까지 우크라이나·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포함해 1,06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안보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응할 수 없게 됐다”며 “다음 달 18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짚었다 .